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주요한 자아 방어기제에 관한 설명을 이어서 하겠습니다.
7) 대치
대치(substitution)는 정서적으로 아주 중요하지만 수용할 수 없는 대상을 심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비슷한 다른 대상으로 무의식적으로 대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로서 오빠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동생이 오빠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사람과 사귀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8) 전치
전치(displacement)는 실제로 있는 어떤 대상에 향했던 감정 그대로를 다른 대상에 표현하는 것입니다. 전치와 대치는 유사한 개념이지만 대치는 대체물이 되는 대상 자체를 강조하며, 전치는 대상에 대한 감정에 강조점을 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 예로서 자기의 도덕적 타락에 대해 강한 무의식적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고, 수십번씩 손을 씻고, 시내버스 손잡이도 장갑을 끼어야 잡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9) 투사
투사(projection)도 전치의 한 형태이나 부정이란 기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자기 내부의 문제나 결점이 자기 외부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제로서, 잘못되면 조상 탓합니다'라는 우리 속담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투사의 예로는 어떤 사람을 미워할 때, 그 사람이 자기를 미워하기 때문에 자신도 그 사람을 미워한다고 말하는 경우와 부도덕한 성적 충동을 강하게 억압하고 있는 부인이 남자는 모두 도둑이다'라고 말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0) 상징화
상징화(symbolization)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부착된 감정적 가치를 어떤 상징적 표현으로 전치시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징화에 사용되는 대상이나 주제는 사회적으로 금기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상징화를 통하여 원래 대상은 중립적인 대상으로 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 공상, 신화 등은 상징화의 가장 흔한 예가 되는데, 남근(penis)은 길게 팽창하는 것이나 뱀 등으로 상징화되며, 아이를 낳고 싶은 강렬한 소망을 지닌 여인은 꿈에서 달걀이나 새알을 보기도 합니다.
11) 분리
분리(isolation) 혹은 거리는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기억을 그에 수반된 감정 상태와 분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스러웠던 사실은 기억하지만, 정서는 억압함으로써 지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강박장애에서 흔히 나타나며, 그 예로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말할 때는 슬픈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한 청년이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권위적 남자 주인공이 죽는 영화를 볼 때는 비통하게 우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12) 부정
부정(denial)은 의식화되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어떤 생각이나 욕구를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즉, 엄연히 존재하는 위험이나 불쾌한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그로 인한 불안을 회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어기제입니다. 이러한 방어기제의 예는 어머니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며칠 동안 딴 곳으로 갔다고 하는 경우, 암 환자가 자기의 병을 부정하는 것, 불치병으로 죽어가면서도 명랑하게 장래를 계획하는 환자의 경우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13) 승화
승화(sublimation)는 원초적이고 용납되지 않는 충동을 적절히 억압할 수 없을 때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다른 형태로 전환하여 표출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그 충동에 수반되는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건설적이고 유익한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표출하는 기제로서, 가장 건전하고 바람직한 기제입니다. 예를 들어 예술은 성적 욕망을 종교는 막강한 아버지를 찾는 의존심을 의사가 되는 것은 잔인한 충동을 승화시키는 길입니다.
14) 해리
해리(dissociation)는 마음을 편치 않게 하는 근원인 성격의 일부가 그 사람의 의식적 지배를 벗어나 마치 하나의 다른 독립된 성격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입니다. 즉 성격의 부분 간에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괴롭고 갈등을 느끼는 성격의 일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는 기제로서 이중인격자, 몽유병, 잠꼬대, 건망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5) 저항
저항(resistance)이란 억압된 재료들이 의식화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이유는 억압된 감정이 의식화되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대개가 기억이 없다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이트가 억압에 대한 개념을 체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유 연상 과정에서 억압된 내용을 상기시킬 때 흔히 부딪히게 되는 연상의 단절, 당혹, 침묵, 불안 등의 관찰을 통해서입니다. 즉 무의식의 내용을 의식화할 때 심층수 준 면에서 이의 의식화를 방해하는 방어기제가 바로 저항입니다.
16) 내면화
내면화(introjection)는 외부의 대상을 자기 내면의 자아 체제로 받아들이는 기제입니다. 특히, 애증과 같은 강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자기로 간주하는 경우입니다. 외부 대상에 대한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자신에게로 지향시키기 때문에 우울증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를 미워하는 감정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것으로 대치하는 것으로, 투사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17) 원상 복귀
원상 복귀(undoing)는 무의식에서 어떤 대상을 향해 품고 있는 자기의 성적인 또는 적대적인 욕구로 인해 상대방이 당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피해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원상 복귀의 기제는 굿과 같은 의식(ritual)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18) 전환, 신체화, 역전
전환(conversion)이란 심리적 갈등이 신체감각 기관과 수의근 계통의 증상으로 표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예로는 글을 쓰는 데 갈등을 느끼는 소설가가 원고를 쓰는 오른팔에 마비를 가져오는 것, 군에 입대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입영 영장을 받아보고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신체화(somatization)란 심리적 갈등이 감각기관, 수의근 계를 제외한 기타 신체 부위의 중상으로 표출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경우입니다. 역전(reversion)은 감정, 태도, 관계를 반대로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역전은 반동형성과 구별되는 데 엄밀한 의미로 말하면, 반동형성은 감정의 역전에 해당하는 개념입니다. 역전의 예로는 극도로 수동적이며 무기력한 어머니에게 무의식적으로 반항하면서 유능한 여성으로 성장한 사람이 자신의 성공에 대해 죄책감과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19) 지성화
지성화(intellectualization)란 고통스러운 감정과 충동을 누르기 위해 그것들을 직접 경험하는 대신 그것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여러모로 체계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생각에 붙어있는 정서를 제거하여 용납 못할 충동에서 유발되는 불안을 막는다는 심리적 책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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